며칠 전에 거문오름에 올랐습니다. 거문오름은 한라산과 마찬가지로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 곳이랍니다. 다랑쉬오름이 너무 좋았어서 예약을 하고 두근두근 기다렸어요.
거문오름은 곶자왈로 유명한 곳으로 시간마다 해설사님이 함께 올라주십니다.
제주가 원래 화산섬인지라 그로 인해 만들어진 곶자왈로 이뤄진 오름이 바로 거문오름이에요.
저희는 오후 1시에 예약을 해서 막 도착을 하니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꽤 있더라구요.
저희 시간대에는 20여 분이 함께 거문오름 탐방을 했는데요.
세계문화유산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포스가 좔좔... !!!
거문오름 옆에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가 함께 있어요.
입장료를 내고 관람을 할 수 있는 코스도 있고 무료로 슬쩍 둘러볼 곳도 있답니다.
저희는 미리 도착한지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둘러봤어요.
사전예약을 모르고 오신 분들이 입구에서 돌아가는 것도 봤어요.
그러니 꼭 거문오름을 방문하실 분들은 사전에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오셔야 한답니다.
도착하니 사전에 주의사항도 알려주셨는데
거문오름에는 생수 외에 먹을 것과 우산, 스틱 등등을 가져갈 수 없어요.
처음에는 뭐 그렇게까지 하나 했는데 해설사님의 거문오름 보호에 대한 설명과 제주 곶자왈 보호에 대해 듣고 보니 아, 정말 우리 후대에게 멋진 자연경관을 물려줘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귀가 얇은... ㅋㅋㅋ)
거문오름은 총 3코스로 나뉜답니다.
정상코스는 대략 1시간 코스이고
분화구코스는 정상코스에서 더 내려가는 2시간 30분 코스,
그리고 마지막 일주 코스는 3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해요.
저희가 돌아보니 정상코스까지 한시간이 조금 안 걸린 것 같아요.
해설사님이 중간중간 설명도 해주셔서 저같은 즈질 체력도 쉬이 올랐어요.
해설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초반 7분, 마의 구간을 넘기고 나면 그 담부터는 둘레길처럼 그나마 편하게 오르락 내리락 둘러볼 수 있더라구요.
저희는 분화구 코스까지 돌았는데요.
저희 팀에서는 일주 코스를 하시는 분들이 없어서 모두 다 함께 분화구코스를 돌았어요.
요기가 바로 시작점!
마의 구간인 7분 코스 계단이 시작되는 곳이랍니다. ㅎㅎㅎㅎ
중간중간에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구간이 있기는 한데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해설사님은 분화구코스까지 함께 하구요.
만약 일주코스를 하신다고 하면 분화구코스 마지막에서 해설사님이 대략 길을 알려주시는 모양이더라구요.
저희는 한시 코스였는데
거문오름은 1시가 마지막 탐방시간이라 만약 일주코스를 하신다는 분이 있으면
초반에 조금 빨리 올라가시는 모양이더라구요.
아무래도 겨울이라 빨리 어두워지니 그리 하는 모양인데 계절에 따라 다른 것 같았어요.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보호하기 위해 거문오름은 곶자왈 형태로 보존 중이랍니다.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한 피톤치드 향이 내내 나더라구요.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올라야 해서 조금 아쉬웠는데
사방이 뻥 뚫린 중간 휴식장소에서 해설사님이 저희 모두를 뒤돌게 하시고 곶자왈의 건강한 기운을 느껴보라고 잠시 ㅁ스크를 내리고 숨을 쉬어 보라고 해서 정말 기뻤어요. ㅎㅎㅎㅎ
다들 등돌리고 서서 깊게깊게 곶자왈의 건강한 기운을 들이 마셨답니다.
다시 한번 자연의 향내가 얼마나 좋은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어여 이 놈의 코로나 끝나라!!!!
정상코스를 지나 분화구 코스는 오름의 분화구까지 내려가는 코스에요.
다랑쉬오름에 갔을 때 억새로 가득 덮힌 분화구 아래를 내려다보며 저 아래는 작은 풀들이 있을 거야.. 생각했었는데
막상 분화구 아래로 내려와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울창하고 빽빽하게 억새들이 자리하고 있더라구요.
분화구가 평소에 궁금했었는데 거문오름은 그 자체로 참 좋았어요. 물론 분화구를 제 발로 밟아보게 되어서 더 좋았구요. 굉장히 넓은 분화구여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답니다.
거문오름은 곶자왈 형태로 차갑고 따뜻한 기운에 힘입어 풀들 역시 신기로운 것들이 많았어요.
나무 줄기들이 서로 얽기설기 꼬아가며 올라가는 형태와 함께
바위를 뚫고 땅에 뿌리를 내리는 형태가 신기하면서도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하루였어요.
거문오름이 세계문화유산이 된 이유는
이곳에서 제주 화산이 시작되어서 그렇다고 해요.
거문오름에서 뻗어나간 화산줄기가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며 뻗어나가 만장굴까지 이어졌다고 해서 그 모태가 되는 거문오름 역시 세계자연유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화산의 어머니가 거문오름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자 그래서 여기를 그렇게 보호하려고 예약제로 하는구나 싶었어요.
최근에 제주도에는 중국 등의 자본이 들어와 많은 곳을 파헤치고 개발하고 있는데
이런 천혜의 자연들이 훼손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거문오름에도 역시나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었어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은 제주도 여기저기에 진지동굴을 만들어놨어요.
함덕 해변가에도 20여 개가 있고, 이런 깊고 깊은 거문오름에도 너무도 깊은 동굴을 만들어놨네요.
이런 걸 볼때마다 참 마음이 아픕니다.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또 신기한 동굴이 있기도 했는데요.
일명 수직굴.
대부분의 동굴이 수평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곳에 있는 동굴은 항아리 모양의 수직굴이라고 해요.
너무 깊게 파여 있어서 아찔했어요.
요 계단을 쭉쭉 내려가면 나오는 동굴이랍니다.
그밖에도 화산으로 인한 풍혈과 각종 신기로운 나무들과 풀들을 보며 전체적으로 거문오름을 한바퀴 돌았는데요.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동안 내내 걷고 서서 풍경을 보느라 사실 그다지 힘든 것 같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정상코스만 보고 와야지 했는데,
해설사님이 설명도 잘 해주시고, 일행들과 함께 돌아다니다 보니 그냥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내려오는 길에 만난 이리 아름다운 억새바다는 덤이랍니다.
올라가는 것도 좋았는데 내려와서 마주친 이런 풍경은 제주만의 아름다움 같아요.
#거문오름.... 용천동굴을 만들어낸 화산의 어머니
#힘들었지만 피톤치드 힐링 숲
#한가로운 힐링숲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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